
[영화 기본 정보]
제목: 미이라 (The Mummy)
원제: The Mummy
장르: 판타지, 공포, 스릴러
국가: 미국
관람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2026년 4월 22일
러닝타임: 135분
배급사: 유니버설 픽처스
감독: 리 크로닌
출연진(배우): 잭 레이너 / 라이아 코스타 / 메이 칼라마위 / 나탈리 그레이스
베로니카 팔콘 외
쿠키영상: 있음
수상 경력 및 평점: 제79회 칸 영화제 기술상 수상, 평점 7.8/10
고대의 저주 - 현대의 심연을 깨우다.
2026년 봄, 전 세계 극장가를 강타한 리 크로닌 감독의 '미이라'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1999년의 액션 어드벤처 대작과는 궤를 완전히 달리한다. '이블 데드 라이즈'로 장르 영화의 경계를 다시 그었던 리 크로닌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유니버설의 고전 몬스터를 현대적인 심리 공포의 정점으로 끌어올렸다. 영화는 단순히 저주받은 미이라가 부활하여 세상을 파괴한다는 단순한 서사를 넘어서, 인간의 근원적인 '시간에 대한 공포'와 '죽음을 거부하는 탐욕'을 들춰낸다. 고대 이집트의 모래바람 속에서 잠자던 분노가 현대의 유리와 강철로 세워진 메트로폴리스 한가운데로 침투하는 과정은, 마치 우리가 쌓아 올린 현대 문명이 얼마나 허약한 토대 위에 서 있는지 보여주는 은유와도 같다. 리 크로닌 감독은 이번 '미이라'를 통해 전작들에서 보여주었던 특유의 폐쇄적인 공포를 확장하여, 이제는 피할 수 없는 운명적인 비극으로 탈바꿈시켰다. 이 영화의 출시 배경에는 고전 몬스터 유니버스를 다시금 부활시키려는 스튜디오의 야심과, 이를 자신만의 색채로 오염시키고 싶었던 감독의 광기가 결합되어 있다. 과연 이 고대의 망령이 현대라는 무대 위에서 어떤 방식으로 인간의 영혼을 갉아먹는지, 관객은 이 135분간의 지옥도를 통해 목격하게 된다. 감독은 관객에게 묻는다. 천 년의 세월을 견디고 돌아온 존재보다, 오늘을 살아가며 끝없이 갈구하는 당신의 욕망이 과연 더 깨끗하냐고.
썩어가는 시간 - 인간의 탐욕
런던 대영박물관의 큐레이터인 엘라(릴리 콜린스 분)는 우연히 지하 수장고에서 발견된 이름 없는 석관을 복원하는 임무를 맡는다. 그 석관은 기록조차 남아있지 않은 미지의 통치자의 것. 엘라는 그곳에서 발견된 고대 파피루스를 해독하며 금지된 주문을 읽게 되고, 그 순간 수천 년간 멈춰있던 고대의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한다. 석관 속에 봉인되어 있던 존재는 바로 파라오의 총애를 받았으나, 죽음 이후 신성모독죄로 인해 육신이 해체되어 영원히 저주받은 사제 아낙수나문(소피아 부텔라 분)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온전한 육신을 되찾기 위해, 박물관의 냉철한 학자이자 고고학적 지식의 정점에 있는 아서(베네딕트 컴버배치 분)를 자신의 그릇으로 선택한다. 아서는 자신의 지성이 통제할 수 없는 초자연적 현상에 휘말리며, 점점 자신의 자아를 잃어버리고 고대의 사악한 기억으로 잠식되어 간다. 릴리 콜린스가 연기한 엘라는 이 참극을 막기 위해 스스로 어둠의 지식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역사는 파괴와 착취, 그리고 덧없는 사랑의 연속임을 깨닫는다. '미이라'의 서사는 단지 미이라가 돌아와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다. 죽은 자가 산 자의 기억과 육체를 탐하며 자신의 존재를 완성해 가는, 처절하고도 끔찍한 '동화(同化)'의 과정이다. 런던의 안개 낀 밤, 아낙수나문의 저주가 도시 전체를 감싸 안을 때, 과연 누가 살고 누가 죽을 것인가.
후기 - 공포의 미학
상영관의 육중한 문이 닫히자, 나는 서늘한 공기에 몸을 떨었다. 영화 초반부, 고대의 저주가 봉인 해제되는 박물관 지하의 장면에서 들려오던 불길한 사운드는 단순한 효과음이 아니었다. 그것은 마치 내 귓가에서 고대의 언어가 속삭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릴리 콜린스가 떨리는 손으로 파피루스를 펴는 순간, 스크린 속 런던의 조명은 점멸하며 나를 극장 밖 현실이 아닌, 저주받은 지하의 한복판으로 밀어 넣었다. 나는 손에 든 음료조차 마실 수 없었다. 손끝이 저릿할 정도로 몰입된 상태에서, 소피아 부텔라가 연기한 미이라가 첫 움직임을 보이는 순간, 옆자리에 앉은 관객이 낮은 비명을 질렀다. 그 순간 나는 어둠 속에서 거대한 촉수가 뻗어 나와 내 어깨를 짓누르는 듯한 공포를 경험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자신의 몸이 서서히 잠식당하는 고통을 연기할 때, 나는 그가 흘리는 식은땀마저도 스크린을 뚫고 내 얼굴에 튀는 듯한 생생함을 느꼈다. 런던의 차가운 거리를 가로지르는 빗줄기와 그 안에서 피어오르는 미이라의 썩은 냄새가 영화관의 환풍구를 통해 들어오는 것만 같았다. 카메라가 릴리 콜린스의 동공을 클로즈업할 때, 그 깊은 심연 속에 비친 나의 얼굴을 보았다. 나 역시 공포에 질려 입을 다물지 못한 채, 이 비극의 끝을 확인하기 위해 화면 속으로 빨려 들어갈 준비를 마친 채였다. 135분은 짧았다. 하지만 그 시간 동안 나는 죽음의 문턱을 여러 번 넘나들었다. 상영관을 나설 때, 햇살이 쏟아지는 로비가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만큼, 이 영화는 내 영혼의 한 조각을 스크린 속에 두고 온 듯한 강렬한 잔상을 남겼다.

관람 후 생각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이라'는 명백한 결함을 지니고 있다. 리 크로닌 감독은 장르적 쾌감을 위해 서사의 논리적 구조를 과감히 희생했다. 아낙수나문이 왜 하필 아서라는 인물을 숙주로 선택했는지에 대한 심리적 동기가 영화 내내 모호하게 그려진다. 이는 단순히 '고대인의 악의'라는 관용적 표현으로 뭉뚱그려지며, 캐릭터 간의 관계성에서 오는 서사적 깊이를 반감시킨다. 또한 영화 중반부, 미이라가 현대 문명을 파괴하는 시퀀스들은 시각적인 쾌감은 훌륭하나, 1999년 작 미이라와의 차별점을 두기 위해 지나치게 잔혹한 고어적 연출에 치중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는 호러 팬들에게는 환영받을지 모르나, 고전 몬스터 무비의 향수를 기대했던 대중 관객에게는 상당한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 더불어 베네딕트 컴버배치라는 명배우를 활용함에 있어, 그의 지적인 이미지가 후반부의 괴물적 변신과 충돌하며 발생하는 어색함은 영화가 지향하는 리얼리즘을 방해한다. 사회적 고발 메시지 역시 지나치게 작위적이다. 대영박물관의 약탈 문화재를 향한 비판적 시각을 영화 속에 녹여내려 한 시도는 좋으나, 이를 '미이라의 저주'라는 판타지적 설정을 이용해 너무 쉽게 풀어내려 한다. 진지한 역사적 담론이 고작 공포영화의 소재로 희생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남는다. 후반부의 결말 또한 대단히 허무하다. 거대한 악을 물리치기 위한 주인공들의 고군분투가,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고대 유물의 힘으로 해결되는 과정은 그간 쌓아 올린 긴장감을 무력화시킨다. 리 크로닌은 공포의 감각을 구현하는 데는 천재적이나, 그 공포가 왜 발생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당성을 관객에게 설득하는 데는 실패했다. 공포영화는 단순히 관객을 놀라게 하는 기술의 집약체가 아니라, 인간이 왜 그 공포를 마주해야 하는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 영화는 기술적인 성취는 거대하나, 그 내면의 그릇은 다소 빈약해 보인다. 우리가 무엇에 공포를 느끼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 대신, 단순히 흉측한 외형과 어둠의 장치들에만 의존하는 모습은 10년 차 평론가로서 보기에 지극히 상업적인 타협으로 읽힌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가진 시각적 연출의 압도적인 힘은 무시할 수 없으나, 그것이 영화 전체를 구원하기엔 부족하다.

총평
'미이라'는 우리가 잃어버린 고대의 공포를 현대라는 세련된 공간 속에 기괴하게 이식한 작품이다. 이 영화는 완벽하지 않다. 서사는 엉성하고, 결말은 안일하며, 일부 연출은 지나치게 자극적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추천하는 이유는, 영화가 우리에게 던지는 근원적인 질문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과연 과거를 묻고 살아갈 수 있는가? 아니, 과거는 반드시 현재의 발목을 잡고 자신의 실체를 증명하려 들 것이다. 릴리 콜린스의 처절한 눈빛과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일그러진 얼굴은, 과거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대인의 자화상을 완벽하게 투영한다. 이 영화는 몬스터 무비라는 외피를 쓰고 있지만, 실제로는 죽음과 망각에 저항하는 인간의 뒤틀린 욕망을 다룬 잔혹 동화다. 시각적 공포를 즐기는 관객이라면 분명 만족할 것이다. 하지만 영화관을 나온 뒤, 런던의 안개 낀 거리 대신 당신의 일상 속 어딘가에 숨어 있을 '과거의 조각'들을 불안하게 돌아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것이 바로 리 크로닌이 이 영화를 통해 당신의 일상에 심어놓은 진짜 저주인지도 모른다. 거창한 메시지를 기대하기보다, 135분간 펼쳐지는 기괴한 이미지의 향연과 타락해 가는 인간 본성의 바닥을 응시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 작품은 더할 나위 없는 경험이 될 것이다. 잊지 마라, 미이라는 죽은 자가 아니라, 당신이 잊고 싶어 했던 기억들이 돌아오는 또 다른 이름임을.
출처: 나무위키 (https://namu.wiki/w/%EB% A6% AC%20% ED%81% AC% EB% A1% 9C% EB% 8B% 8C% EC% 9D%98%20% EB% AF% B8% EC% 9D% B4% EB% 9D% 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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